조회수 55 작성자 아이**04 등록일 2026-08-14 좋아요 0
도서명2026 힐링하는 글쓰기 작품집: 마음이 빛이 될 때
저자권희정, 김영락, 민경, 수연, 안시아, 엄다솜, 이민혁, 정솔, 정명섭
출판사실로암점자도서관
[소설] 단칸방 7식구
단칸방에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가운데 자리에 두 살짜리 딸아이가 자고 있고 그 옆에는 남편이 딸아이를 안고 자고 있었다. 혼자 일어나 부엌에 들어가 연탄불을 갈고 있을 때였다. 대문 밖에서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연탄 갈던 손을 멈추고 대문 앞으로가 물어보았다.
“누구세요?”
“제수씨 접니다.”
“네? 누구시라구요?”
“제수씨 저 민준이 셋째형이요.”
“아…네, 잠시만 계세요.”
“네.. 춥네요. 빨리 열어주세요.”
문을 열기 전에 방으로 들어가 아이 아빠를 깨우기 시작했다.
“여보….일어나봐.”
“응…왜…”
“미안해 깨워서 잠깐 일어나봐.”
“왜 그래? 라엘이가 아파?”
“아니 아주버님 오셨어.”
“누구 아주머님?”
“셋째 아주버님.”
남편은 자다 깬 목소리로 이부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하였다.
“그 인간이 여기 왜 와!!!!”
“일단 밖에 나가봐. 기다리고 있어.”
“알았어, 내가 나갈게. 여기 있어.”
“웅 알겠어.”
“아…아침부터 짜증나네…”
“그러지 말고 차분히 말해. 여기 잠바 입고 나가.”
“알았어.”
나는 남편을 간신히 달랬다. 슬리퍼를 신고 대문 앞에서 아주버님께 화를 내며 말하였다.
“왜 왔어, 이 시간에!!”
“야 춥다…. 문 좀 열어라.”
“가!! 남의 집 오지 말고.”
“야, 나 니 형이다 임마.”
“형 같은 소리하고 있네.”
“…야 아무리 그래도 난 니 형이다 임마.”
“형? 형이라는 인간이 다른 여자 만나서 형수랑 이혼하냐!!!”
“흠… 일단 문 열어봐. 할 이야기 있다.”
“싫어 가!!”
“….야 진짜 할 말 있단 말이야.”
남편은 어쩔 수 없이 대문을 열어주자 아주버님과 한 젊은 여자가 서 있었다. 딱 봐도 어린 여자였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술집 아가씨처럼 보였다. 남편은 두 사람을 보자마자 인상을 쓰며 말을 이어서했다.
“뭐야…웬 여자야…”
“야 우리 여기서 좀 살자..”
“뭔 소리야. 본인 집가서 살아 왜 여기서 살아!!”
“우리가 갈 곳이 없다…”
“뭔 소리야. 형수랑 살던 집 있잖아!!”
“흠… 팔았다..”
“팔아서 어떻게 했는데?”
“………”
“뭐야… 불안하게.”
아주버님께서 아무 말 없이 서 계시자 남편은 불안한 얼굴로 아주버님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주버님은 먼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옆에서 가만히 있던 여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오빠… 저 아저씨 무섭다…”
“아니야 괜찮아. 오빠 동생이야.”
“나가라 둘다. 나 지금 폭발하기 직전이거든?”
“야 너무 매정하게 굴지 마라.”
“매정? 형이 바람나서 이혼해 놓고선 지금 나한테 같이 살자는 말이 나와?”
“야 제수씨도 있는데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게 해…”
“민망하기는 한가 보지?”
“그럼 나도 인간이다.”
“인간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냐?”
“민준 씨 일단 들어가 밖에 춥잖아.”
남편과 아주버님의 싸움을 중단시키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아직 자고 있는 라엘이를 따뜻한 아랫목에 눕히고 바닥에 깔려 있는 이불을 접어 장롱에 집어넣었다. 방으로 들어오던 아주버님과 그 여자는 방안을 둘러보곤 아주버님께만 들리게 말하였다.
“오빠 여기 너무 좁다…,”
“조용히 해.”
“…이미 들었거든? 저기요 남의 집에 오면서 그런 말을 하는 건 예의가 아니죠!!”
“야 우리 여친 울잖아 임마.”
“울거나 말거나 내가 알 바 아니고.”
“너 말을 어떻게 그렇게 하냐. 니 형수 될 분이야.”
“형수는 무슨 형수야 난 형수 전에 계시던 형수 밖에 없어.”
“야.. 그 여자랑은 이미 이혼했잖아.”
“아주버님, 이 사람 말 틀린 것도 아니에요.”
아주버님은 기분이 조금 나쁘신지 팔짱을 끼고 우리를 노려보았다.
아주버님의 태도에 기가 막혔던 남편을 아주버님을 쏘아보며 이야기했다.
“그 태도가 참 기가 막히다.”
“내가 뭘…”
“지금 내가 뭐라고 계속하고 아내까지 거드니까 우리 노려보는 거잖아.”
“응 맞아. 기분이 좋지는 않네.”
“그럼 나가. 나는 형 받아주고 싶지 않거든?”
“야!!!”
“나가. 나 엄마한테 전화해서 말하기 전에.”
“엄마도 알아 이미 만났어.”
“그래서 뭐래. 어이구 장하다 우리 아들~ 우쭈쭈해 줬어?”
“아니…. 쫓겨났어.”
“찾아오지 말래…”
아주버님은 몇 번의 외도로 인해 아버님과 어머님께서 포기한 상태였다. 남편도 그런 걸 잘 알기에 아주버님을 받아주지 않는 것이다. 남편은 그런 아주버님에게 다시 이야기했다.
“거봐 우리도 마찬가지야. 나가 당장!!”
“야 너라도 우리 받아줘라.”
“엄마한테 전화해?”
“아니.. 그건 하지 마라.”
“그럼 나가. 나 더 화내기 전에.”
“…우리 밥이라도 줘라.”
“없어. 형 줄 밥도 없어. 애 깨기 전에 나가 제발.”
“알았다 가자.”
“또 오기만해.. 이번엔 엄마도 소환할 테니까.”
“알았다고!!!!”
아주버님은 투덜투덜거리며 아가씨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셨다. 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남편은 밖으로 나가 대문을 잠가 버렸다. 그리고는 주방으로 가서 세수를 한 뒤 방안으로 들어왔다. 남편에게 다가가 새 수건을 건내면서 이야기하였다.
“너무 단칼에 거절한 거 아니야?”
“무슨 봤잖아 저렇게 뻔뻔하게 나오는 거.”
“그런 건 알지만 그래도 밥도 안 먹이고 보내는 건 좀 아니야.”
“괜찮아. 또 다른 형 집 가서 같이 지내자고 하겠지 다시 오면 받아주지 마.”
“응, 알겠어.”
그때 옆에서 곤히 자고 있던 라엘이가 울면서 일어나 나와 남편에게로 다가왔다. 남편은 화난 얼굴이 금세 풀리며 라엘이를 번쩍 안아 들어 라엘이에게 말했다.
“라엘이 일어났어?”
“웅..”
“잘 잤어?”
“우웅.”
“자 씻으러 갈까?”
“아주 딸바보야.”
“그럼. 아주 우리 라엘이만 보면 피곤한 것도 다 풀려.”
“그래, 아주 난 뒷전이지?”
“아니야 그런 건 절대로 아니다.”
“거짓말하지 마.”
“진짜라니까.”
첫 딸이였던 라엘이는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나는 그런 남편한테 질투하듯 물어보자 남편은 당황하며 손사래 치며 말했다.
그런 남편이 귀여워서 자꾸 장난을 더 치게 됐다. 남편에게 계속 장난을 치고 싶었으나 더 이상 장난을 치지 않기로 했다. 남편의 얼굴이 거의 울상이어서 더는 놀릴 수가 없었다.
남편의 등을 떠밀면서 주방으로 데리고 가며 계속 이어서 말했다.
“알았어. 씻으러 가기나 해.”
“오케이.”
“대충 씻지 말고 깨끗하게 씻어 알겠지?”
“예 알겠습니다 마님~”
“그래 말 잘 들어 좋네.”
“말 잘 듣는 돌쇠 하나 키운다 생각해.”
“진짜 그래도 돼?”
“응.”
라엘이는 아빠의 품에 안겨서 주방으로 움직였다. 좁은 단칸방이라 개별적인 화장실도 없어 주방에서 씻을 수밖에 없었다.
가스레인지에 물을 끓여 아이가 씻을 수 있게 미지근한 온도를 맞춰 세숫대야에 물을 덜어주었다. 그리고 나서 나는 남편과 아이가 먹을 아침을 서둘러 준비하기 시작했다.
아침을 다 준비하고 나서 아침상을 안방으로 옮기려던 참이였다. 또다시 대문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까와는 다르게 문 두드리는 소리가 작게 울려퍼졌다. 살짝 짜증을 내려던 남편은 문소리를 듣고 조심스럽게 다가가 누구인지 확인했다.
“누구세요.”
“서방님 저예요.”
“네??”
“셋째 형수요.”
“아 네. 들어오세요.”
“감사해요”
“형님 잘 지내셨어요?”
“응 동서 잘 지냈어?”
“그럼요, 잘 지냈죠. 형님 얼굴이 많이 밝아지셨어요.”
“고마워. 아이들도 나도 이제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
“형수, 아까 형 왔다가 저한테 쫓겨났어요.”
“참 여러 군데로 다니느냐 바쁘겠어요. 그 사람도.”
“그 여친인지 와이프 될 사람인지 하고 같이 와서 다섯 명이서 살자는 거 제가 집에다 말씀드린다고 하니까 나갔어요.”
남편의 말을 다 들은 형님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남편과 계속 대화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이미 아버님 어머님한테도 퇴짜 맞았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아주 당당하게 데리고 들어오더라구요. 아직까지 제가 시댁에서 지내고 있는 거 알면서도요.”
“그러니 정신 나갔다는 거예요.”
“근데 이제 어떻게 하실 거예요?”
“어머님이 일단 계속 집에서 지내라고 해서 따로 방 구하지는 않았어요.”
“잘하셨어요.”
“나가지 마세요. 아버님 어머님이 나가지 말랬는데 아주버님 때문에 굳이 나가실 필요는 없어요”
“나나 동서는 이 집 떠나면 남이야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시부모님은 다른 집과 달리 며느리에게도 잘해주는 분들이셨다. 아주버님의 외도에도 시부모님은 자식의 편이기보다 늘 며느리 편을 들어주시는 분들이였다.
특히 아주버님은 한 번의 외도가 아니라 세 번의 외도를 저지른 분이라 아무도 아주버님을 믿지 않았다.
시어머님의 부탁으로 매번 형님이 양보해 주셨기에 이번은 부모님들께서 먼저 나선 것이다.
이번은 이혼 후 이 여자랑 살겠다는 아주버님이였다.
그렇기에 아주버님의 외도든 재혼을 찬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아버님은 이번에는 자식의 인연까지 끊는 건 물론이요, 재산 또한 전부 형님에게로 넘기겠다고 시부모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셋째 아들하고 너한테 물려줄 재산이지만 그놈한테는 한 푼도 못 준다.”
“아니에요 어머니.”
“받아라. 우리가 미안해서 그래.”
“이게 몇 번째니….”
“진우 낳고 일 년도 안 되서 첫 외도 한 거 나와 니 시아버지 때문에 참고 넘어간 거 알아.”
“네. 저도 아버님 어머님 좋아서 한번은 넘어가기로 한 거였어요.”
“그러면 모하냐. 둘째 지율이 낳고 일 년 만에 다시 외도한 것을.”
“그때는 봐주지 말았어야 했었어요”
“그래. 그래서 내가 아기도 어리니까 한 번만 봐줘라 했던건데…”
“네. 그때 공증도 받으셨다 하셨잖아요.”
“웅. 그놈도 알고 있어서 다시는 안 피우겠다 약속했는데…”
“참 씁쓸해요 어머니.”
시어머니님은 자신의 아들이 다른 자식들과 달리 외도를 밥 먹듯 하는 아주버님 때문에 상처 받은 형님 때문에 더는 잡지 못하셨다. 그리고 잠시 서로 말하지 못하다 어머님께서 먼저 말씀하셨다.
“응…. 이번이 세 번째니 더는 내가 봐달라 소리 못하겠다.”
“아니에요.”
“그치만 우리도 미운 거 아니라면 조금만 더 살아주면 안 되겠니.”
“네 저희도 아직 딱히 갈 곳이 없어요. 만약 찾으면 그때 나갈게요.”
“그래.”
그럼에도 아주버님은 아무렇지 않게 내연녀를 데리고 왔다.
한동안 아주버님의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계절이 네 번을 바뀌고 라엘이는 벌써 5살이 되었고 라엘이의 동생이 태어난지 100일이 지났을 쯤이었다.
그사이 우리는 조금 더 넓은 단칸방으로 이사를 했다. 방은 하나지만 이번에는 안에 개인 화장실도 딸려있었다. 새집으로 이사와 나와 남편은 열심히 쓸고 닦으면서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대문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집안일을 하던 걸 멈추고 대문으로 달려가 누구인지 물어보았다.
“누구세요?”
“접니다. 제수씨!”
“누구시라구요?”
“너무 오랜만에 와서 누구인지 못알아 들으시나보네요. 하하하.”
“저 민준이 형입니다. 셋째 형.”
남편이 아직 퇴근 전이였기에 문을 열어주어야 하나 말아주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일단은 밖에서 세워두는 것도 아니다 싶어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드리며 내가 먼저 아주버님에게 말했다.
“아… 지금 남편 없는데요?”
“알고 있습니다. 더운데 문 좀 열어주세요.”
“네 들어오세요.”
“아이구 예전 집보다는 조금 크네.”
“네 남편이 사업이 잘되어 가고 있어서 조금 무리했어요.”
“근데 아주버님 저번에 그 어린 여성분 아니시네요?”
“네, 돈은 많은데 나이가 어려서 부모가 관리한다고 그래서 헤어졌어요. 갑자기 유학간대서.”
“아 그러시구나.”
옆에 있던 여자는 아주버님보다도 남편보다도 나이가 많이 있어 보였다. 그 여자는 저번에 왔던 여자와는 다르게 점잖은 편인듯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여자는 남자아이를 포대기에 엎고 있었다. 의아한 눈빛으로 내가 쳐다보자 아주버님이 먼저 말하셨다.
“아 제 아들이요.”
“네???”
“아니, 아주버님 형님 사이에서도 자식이 셋이나 있는데 또 자식을 낳으신 거에요?”
“네, 하하 귀엽죠?”
“아….네.”
“우리 갈 곳이 없는데 잠깐 신세 져도 될까요?”
“일단 남편 올 때까지 계셔요.”
어이가 없었다. 그 여자와 결혼할 것처럼 말씀하시던 아주버님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자신의 아이와 자신의 여자친구를 소개했다. 내가 잠시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아주버님께서 먼저 대화를 시작하셨다.
“언제 퇴근합니까?”
“아마 여섯시쯤 올거에요.”
“그래요 잘됬네 근데 우리 아직 밥을 안 먹었는데 혹시 밥 있어요?”
“아….이미 점심먹고 치워서요.”
“그럼 밥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예 잠시 기다리세요”
아주버님은 대자로 누워 TV를 큰소리로 틀고 보기 시작했다. 둘째가 자고 있던 터라 조용히 아주버님 옆으로 조심히 다가가 라준이가 자고 있단 걸 말씀드렸다.
“아주버님 지금 라준이가 자고 있거든요. 소리 좀 줄여주시면 안될까요?”
“아이구 둘째가 있었구나. 미안해요 하하.”
“감사합니다 아주버님.”
“저기…근데 혹시 분유 있으시면 분유 좀 타주세요.”
“에?”
“우리 현우가 밥 먹어야 돼서요.”
“분유를 가지고 다니셔야죠..”
“죄송해요. 나중에 꼭 분유 사다 드릴게요.”
이건 무슨 분유를 달라는 걸 너무 당당하게 말하는 여자분 때문에 잠시 기가 막힌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여자분은 또 당당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 혹시 젖병 가지고 있으면 주세요.”
“네? 그것도 가지고 다니셔야죠…”
“죄송해요. 빈손으로 나오다 보니..”
“하…이번만이에요.”
“네 감사합니다.”
“금방 만들어다 드릴게요.”
“고마워요.”
주방으로 가는 동안에도 어떻게 뻔뻔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자기 자식 먹일 분유 하나 없이 다니는지 이해가 안 가기도 했고 분유뿐이 아니라 젖병 또한 안 가지고 다니는 게 기막힐 노릇이었다. 그 여자분은 또다시 무언가가 필요한지 주방으로 와 미안한 기색 없이 또 부탁했다.
“저….혹시….기저귀 없을까요?”
“그럼 여태 어떻게 기저귀 갈고 그러신 건데요?”
“빌려서…”
“하……그건 안 되겠는데요? 저희 라엘이 라준이 채울 기저귀도 모자라서요.”
“알겠어요…”
자식을 키우려는 사람들이 맞는지도 의심스러웠다. 형님이라면 분명 기저귀에 젖병에 분유까지 들고 오셨을 건데. 그게 아니라면 자기 자식 먹일 분유는 사 가지고 오셨을 형님이었다. 조금 기분이 나쁘긴 하지만 나보다 위인 분들께 뭐라고 할 수 없었다.
남편도 없는데 내가 지금 저 사람들에게 뭐라고 말하면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됐을 테니 말이다.
“아씨 저 미친 새끼 아니야..!!!”
“오빠… 그냥 TV 보면 안 돼?”
“내가 왜? 내 입으로 할 말도 못하냐?”
“그래도….”
아주버님은 뉴스를 보면서 욕을 하시면서 TV를 시청중이었다. 아직 라준이가 어려 라준이가 배울까 봐 아주버님께 다가가 말씀드렸다.
“아주버님 지금 라준이가 한참 말 배울 시기라 욕은 안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 뭐 어때요. 괜히 유별나게 그래요.”
“아주버님 아직 라준이가 어리잖아요. 그러니까 조금만 조심해 주시면 안 될까요?”
“아 거참 알겠어요!!”
“그리고 아기 분유 여깄어요.”
“고마워요. 다음에 신세 갚을게요.”
“예 감사합니다”
나는 다시 주방으로 가 아주버님과 아주버님 여자친구분께 따뜻한 밥을 만들고 있었을 때였다. 아주버님께서 갑자기 나를 급하게 부르기 시작했다.
“제수씨!!”
“예?”
“제수씨!! 혹시 냉면 가능해요?”
“아… 그게 지금 밥 다 돼 가는데요?”
“흠… 더워서 냉면 먹고 싶은데 냉면 해주시면 안 돼요?”
“아… 죄송해요. 면도 없어요.”
“아이씨 그럼 주소 줘봐요. 배달시키게.”
“아 지금 밥 거의 다 돼 가는데 그냥 드시면 안 될까요?”
“하 알겠어요. 그냥 밥 주세요.”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밥을 다 차려가고 있는데 냉면이라니 냉면이 뭐 뚝딱 만들어지는 줄 아는 건가?
어떻게 남의 집에 오면서 저렇게 염치가 없을까? 싶었다. 밥상을 다 차리고 밥상을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을 열고 밥상을 들고 있는데도 쳐다도 안 보고 있었다.
그 여자분도 아이만 껴안고 밥상이 들어오는지 뭘 하는지 신경조차 쓰지도 않았다.
나는 방 한가운데에 밥상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쳐다도 안 보는 아주버님께 다가가 말씀드렸다.
“아주버님 식사하세요. 근데 밥상이 들어오면 조금 쳐다라도 보세요”
“아이구 언제 가지고 들어오셨어요.”
“어머 말하시지…”
“문 열리는 소리 들리면 아시지 않으실까요?”
“흠….”
“일단 일어나셔서 드세요”
“아니 근데 반찬이 이게 다예요?”
“네?”
“고기는요?”
“하….고기 없어요. 다 떨어졌어요.”
“그럼 사다가 굽기라도 하셔야죠.”
“하.. 아주버님…”
“왜요?”
“지금 염치없이 집에 오셔서 갑자기 밥 해달라 해서 밥 해 주기까지 했는데….”
“그래서요? 계속 말하세요.”
“정말이지 너무 뻔뻔하시지 않으세요??”
“아니 뭐라구요? 염치가 없어요!!”
“네!! 미안한 것도 모르시고 차려주면 ‘감사합니다’라는 정도는 하실 줄 아셔야죠…”
“어머 왜 이러세요. 그만들 해요.”
이야기를 하다보니 갑자기 화가 밀려와 아주버님의 여자친구분에게도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쪽도 마찬가지에요…!!”
“예? 왜 갑자기….”
“애를 데리고 다니면 기저귀랑 분유는 가지고 다녀야 하는 거 아닌가요?!!”
“미안해요. 다음에 사다드릴게요.”
“하…일단 점심 드시고 가세요. 그 사람 오면은 분명 아주버님께 뭐라고 할 거 분명하니까요…”
솔직히 더는 상대하기 싫었기도 하고 남편이 오자마자 싸울게 분명해서 일단 차려둔 밥이라도 보내자 생각하고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식사만 하시고 가세요.”
“나 막내보러 온거에요.”
“그럼 아무말 말고 드세요.”
“참네 시아주버님한테 너무 푸대접이네…”
“그만해 오빠….”
“가만히 있어!!! 어딜 여자가..말하는데 끼어들어.”
“알았어. 말 안 걸게. 계속해…”
“아주버님…!! 아주버님 여자친구분인데 말을 너무 함부로 하시네요..”
“뭐요?”
“이렇게 함부로 대하실 거면 만나지 마세요!!!!”
“야!!!!!”
“야 아니고 제수씨입니다!!!”
속이 시원했다. 내 윗사람이라는 명분으로 아무 말 못 하고 그냥 참고만 있던 내가 오늘 따라 원망스러웠다. 한참을 아주버님과 싸우고 있을 때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와 밖을 내다보니 남편과 라엘이가 들어오고 있었다.
나는 대문으로 가 남편과 라엘이를 번갈아 보며 말을 했다.
“아니 어떻게 이 시간에 집을 왔어?”
“아 라엘이 유치원에서 데리고 왔지.”
“엄마!”
“어 라엘아 유치원에서 재밌게 놀았어?”
“웅!! 곰 세 마리 불렀떠.”
“잘했네 우리 라엘이 점심은 먹었어?”
“웅 유치원에서 먹었떠.”
“그래 잘했어 반찬 안 남겼지?”
“웅!”
“근데 민준 씨는 점심 먹었어?”
“응 먹고 라엘이 데리러 간 거야. 세수 좀 해야겠다.”
“근데 표정이 왜 그래?”
남편은 세수를 하기 위해 주방으로 가던 중 내 표정을 보고 내게 다가와 물어보았다.
“아니야 별일..”
“별일이 아닌 게 아닌데?”
“정말 아무일 없었어.”
“그래?”
주방으로 들어가 남편이 씻을 물을 받기 시작했다.
“웅 물 받아 줄게.”
“뭐하러 내가 하면 되는데.”
“그래도 내가 해주고 싶어서.”
“고마워 근데 이게 무슨 소리야?”
“웅?”
“안에서 TV 소리 들리는데?”
“그게…”
남편에게 아주버님이 안에 계시단 소리를 해야 하는데 불같이 화낼 남편을 알기에 남편을 달래기 위해 조심스레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민준 씨 화내면 안 돼.”
“뭔데 말해봐.”
“아주버님 오셨어.”
“뭐?”
“잠깐만 근데 어떤 여자분하고 아기도 왔어.”
“미쳤구나.”
“민준 씨 라엘이도 라준이도 있으니까 심호흡 한 번만 하고 들어가.”
“후….됐지?”
“아니 조금만 더 심호흡해.”
“..알았어”
남편은 내 말을 참으로 잘 듣는 남편이었다. 사람은 착한데 화가 나면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기 때문에 분명 형과 크게 싸울걸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
남편은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 내가 화낼 거 알아서 지금 나 화 가라앉히고 들어가라는 거지?”
“웅 어떻게 알았지?”
“너 표정 보면 내가 몰라?”
“치…. 나를 너무 잘 아시는 거 아니야?”
“당연하지. 너를 내가 모르면 내가 니 남편 할 자격이 없지.”
“어머나 황송해라.”
“나 이제 들어가도 되지?”
“웅 들어가.”
“알았어.”
자신 또한 들어가자마자 화를 낼거라는 걸 확신했기에 나에게 라준이와 라엘이를 안겨주며 말했다.
“웅 라엘이랑 라준이 데리고 밖에 나가 있어.”
“아니야 애들하고 주방에서 놀면 돼.”
“알겠어.”
“애도 있으니까 너무 화내지 말고 말해 알겠지?”
안에서 막 밥을 다 먹었는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주버님은 나에게 다가와 이야기하셨다.
“제수씨 잘 먹었어요.”
“네.”
“상 내가셔도 돼요.”
“니가 먹은 걸 왜 우리 아내보고 치우라고 그래!!”
“어? 너 왔냐. 생각보다 빨리 왔다.”
“애 하원시키느냐 일찍 퇴근했어. 왜?”
“아이 참. 왜 말을 그렇게 하냐. 내가 밥상 내오면 되잖아”
아주버님은 마지못해 밥상을 주방까지 들고 와 바닥에 내려놓으시고 남편에게 이어서 말하셨다.
“됐냐?”
“웅 됐어. 그리고 설거지도 해.”
“야 여기 내 집도 아닌데 왜 내가…”
“하 알았다…”
아주버님은 남편의 화난 표정을 보고 아무말 없이 수돗가로 가 수돗물을 틀며 중얼거리며 설거지를 시작하셨다.
“아니 왜 내가 설거지를 해야 해.”
“다 들린다.”
“흠…하고 있다 하고 있어.”
“어 다시 하지 않게 깨끗이 해.”
“알았다 임마.”
시아주버님은 남편의 성격을 알기에 아무 말 없이 설거지를 이어서 하고 계셨다.
남편은 라엘이를 깨끗이 씻기고 자신 또한 대하에 물을 받아 세수를 시작했다.
아주버님이 방에 들어오지 않으니 안에 있던 아주버님의 여자친구분은 문을 열고 주방으로 나와 아주버님의 설거지하는 모습을 보고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역시나 아주버님은 형님과 살 때도 설거지 한 번을 안 하신 분이다. 남편이 시댁을 방문했을 때 남편의 눈치를 보며 설거지를 하셨던 아주버님이셨다. 형님은 늘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아주버님이 꼴 보기 싫다고 말하시곤 하셨다.
시아주버님과 같이 온 그 여자분은 아무 말 못 하고 아주버님의 설거지하는 모습을 한참을 바라보다가 말하셨다.
“어머…설거지 하는 거 처음 봐요”
“야 니가 와서 좀 해”
“…그냥 마저 하시면 안돼요?”
“아씨 반항하냐?”
“형…. 말하지 말고 하던 거 마저 해..”
“흠… 알았다 임마.”
“깨끗이 해. 두 번 설거지하기 싫으면”
“알겠다고!!!”
“어디서 승질이야!!”
아주버님은 남편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아무 소리 하지 못하고 남은 설거지를 계속하셨다.
남편은 라엘이와 라준이를 품에 안아서 놀면서도 아주버님이 깨끗이 하고 있는지 확인하였다. 아주버님이 설거지를 거의 다 끝나갈 무렵 아주버님의 여자친구분이 작은 소리로 내게 이야기 하였다..
“설거지하는 거 처음 봐요”
“원래 안 하시는데 남편하고 제가 본가 내려가면 그때 아주버님이 마지못해 일하시곤 해요…”
“어머 정말요?”
“네 원래 전에 형님하고 사실 때도 한 번도 안 했었어요”
“어머나…. 저하고 있을때도 한 번도 안 했거든요.”
“그래서 놀란 표정을 지으셨구나”
“네. 도와 달래도 승질이나 낼 줄 알지 아무것도 안 했거든요”
“야!!! 너 조용히 해라!!”
“형이나 조용히 해.”
아주버님의 남편의 말 한마디에 아무 말 못하고 가만히 서 계셨다. 남편은 아이들을 데리고 방안으로 들어가니 방안에 곤히 자고 있는 어린 아기를 보고 기가 막히다는 듯 아주버님을 노려보며 말했다.
“뭐냐… 저 애?”
“그.. 내 애”
“하….어이가 없다 자기 처자식도 들여다도 안보는 인간이 또 애를 낳아?”
“야 말이 좀 심하다”
“말이 심해? 이번에도 그냥 만나는 사이야?”
“아니 이번에는 내 새끼도 있는데 만나다 끝나겠냐. 그리고 엄마랑 아빠도 애 봤어.”
“그래? 뭐라셔.”
“니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래.”
“그래서 이분하고는 혼인신고를 한 거야?”
“아니…”
“제정신 아니구나 그럴거면 애를 낳지를 말던가!!!”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왔어.”
“뭘?”
“우리 당분간만 얹혀살자.”
“뭐라고?”
“갈 곳이 없다 집도 없고.”
“하…. 그런 인간이 여자를 만나?”
“어떻게 하냐 애도 있고 언제까지 여관에서 잘 수도 없고.”
“하….저기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저…박하진이요.”
“하진 씨 이 인간 바람둥이인 거는 알고 만나는 거에요?”
“아니요.”
“그럼 본처는 있는 거 알아요?”
“네 알아요 이혼했다는 것도 알아요”
“야 우리 좀 봐줘라.”
“시끄러워 입 닫아라.”
“야 나 너 형이다.”
“……”
말없이 아주버님을 쳐다보자 아주버님은 아무 말 못하고 그저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한참 동안 고민하던 남편은 아주버님에게 이어서 이야기했다.
“일단 여관 가.”
“야 조금만 같이 살자.”
“나도 아내랑 상의는 해야 할 거 아냐!!!!”
“알았어. 알았으니까 화내지 말고 이야기해라.”
“니가 나를 화 안 나게 하면 될 일인 거 같은데?”
“그럼 돈 좀 줘라. 여관 가서 잠자고 저녁이라도 먹으려면.”
남편의 화난 얼굴을 본 아주버님은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돈이 없다는 아주버님의 황당한 말을 듣다가 그래도 형제라고 마지못해 아주버님을 보며 말했다.
“알았어. 여관 가서 전화해 집 전화번호 적어 줄 테니까.”
“고맙다.”
“고마우면 니가 할 일을 찾아 인간아.”
“형한테 니가 뭐냐.”
남편은 또다시 아무 말 아주버님만 쏘아보고 있었다.
“….형 대접 받을만한 짓을 했어야 말이지 빨리 가라.”
“아 알았어. 알았으니까 노려보지마. 너가 나 노려보면 얼마나 무서운 줄 알아.”
“알면 잘해.”
“알겠다.”
남편은 자기 용돈 중에 2만 원을 지갑에서 꺼내 아주버님에게 건네주었다.
2만 원을 받은 아주버님은 돈과 남편을 번갈아 보다가 남편에게 말을 이어갔다.
“야 2만 원 하루 밖에 못 자는데?”
“얼마 주면 되는데?”
“그래도 한 10만 원은 주라. 밥 먹고 숙박하고 하면 2만 원 하루 숙박비야.”
“내가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냐!!”
“그럼 5만 원.”
“하… 진짜 이 화상을 어떻게야 할까.”
“민준 씨 일단은 10만 원 드려. 아이도 있는데”
남편은 마지못해 아주버님이 볼 수 없게 등을 돌려 장롱 밑에 있는 돈주머니를 꺼내 10만 원이라는 큰돈을 꺼낸 뒤에 다시 아주버님이 보지 못하게 깊숙이 숨겨두었다.
돈을 가지런히 정리해 아주버님에게 드리는 게 아니라 하진 씨에게 전해주며 말하였다.
“이 돈 20만 원이니까 하진 씨가 가지고 있다가 쓰세요.”
“아이한테 필요한 거 사주시고 밥값이랑 숙박비에요 아껴쓰시구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냥 드리는 거 아니고 빌려드리는 거에요.”
“그럼요 꼭 갚을게요.”
“그럼 이만 가보세요.”
“야 고맙다.”
“니가 왜 너 쓰라고 주는거 아닌데?”
“아 그건 알아지 어쨌든 고맙다.”
“이거 우리한테도 큰돈이야 일해서 갚아.”
“어 알았어. 꼭 갚을게.”
“보기 싫으니까 꺼져.”
“그래도 형한테 꺼지라는건…”
남편의 무서운 표정을 본 아주버님은 아무 말 못 하고 아이를 안고 밖으로 나가셨다.
하진 씨는 짐보따리를 들고 낑낑거리며 방문을 나가는 걸 본 남편은 아주버님을 다시 불렀다.
“야….!!”
“왜? 왜 그렇게 무섭게 불러.”
“짐도 니가 들어.”
“어?”
“애도 니가 안고 짐도 니가 들어.”
“야 내가 무거운 애…알았어 알았으니까 그 무서운 표정 좀 그만 지어라.”
“그럼 짐도 들어.”
“고마워요.”
아주버님과 하진 씨 그리고 아이가 떠나자 남편은 한동안 아무 말 하지 못했다.
나에게 미안해서 일거고 한심한 형 때문에 화도 났을 껄 나는 알고 있다.
담배도 안 피우던 남편은 주머니에 몰래 감춰둔 담배를 꺼내 피우기 시작했다.
아무 말 못하고 남편이 생각을 다 정리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 동안 담배를 피우던 남편은 담배를 끄고 내 손을 잡고 말했다.
“미안해. 담배 안 피우기로 했는데 도저히 못 참겠어서 피웠어”
“아니야, 화나는 거 이해해. 이럴 때는 피워야지 어떻게 해 민준 씨도 스트레스는 풀어야지.”
“고마워. 내 마음 알아주는 건 너뿐이네”
“내가 민준 씨 마음 못알아 주면 누가 알아줘”
“그렇네 하…이걸 어떻게 해야하냐. 집에 전화해서 이야기는 해줘야 하는데…”
“그래도 할 말은 해야지.”
“그래야겠지.”
“응 나중에 형님이 섭섭하다고 할거고 시부모님도 뭐라 하실 거니까 일단 말씀은 드려.”
“그래 그러자.”
남편은 조용히 일어나 내 손을 잡고 옆집 주인집으로 향하였다. 대문 앞에서 심호흡을 한번 하고 주인아주머니의 대문을 두드렸다.
“계세요!”
“누구셔요..”
“저 옆집 애기 아빠에요.”
“아이구 왜 무슨 일 있어요?”
“아… 전화기 좀 쓰려구요.”
“아 들어와서 편하게 전화기 써요.”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아이구 형편도 안좋은거 아는데 뭘 그래요.”
“정말 감사합니다.”
“호호 됐어요. 얼른 전화나해요.”
한참을 망설이다가 시댁으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한참의 신호음이 흘렀을 때 시어머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셔요.”
“엄마, 저예요.”
“오야 왜?”
“엄마, 형이 집에 왔었어.”
“아휴, 그 자식이 거기도 갔드나.”
“응 집도 없이 여관에서 사나봐. 애도 있던데 알아?”
“웅 알아. 그래도 이번 여자는 전에 만나던 여자애보다 낫긴 하던데…”
“어떻게 해야 돼? 형수 계셔?”
“아니 애들 데리고 서울 갔어. 작은 방 하나 구해서 일하며 산다더라.”
“전화번호 알아?”
“알려달래도 안 알려 준다.”
“하… 어떻게 형수랑 통화도 해야 하는데?”
“뭘 어떻게 해?”
“형이 당분간만 같이 살재.”
“하유.. 니 형수 알면 서운해 할텐데.”
“그러니까 형수 혹시라도 전화오면 우리 주인집으로 전화 좀 달라고 해”
“응 알았어. 하루 두 번은 전화오니까 오늘도 아마 전화 올 거야. 내가 전화 오면 너한테 전화하라고 할게.”
“응 알았어 엄마 저녁 맛있게 드시구요.”
“그랴 내가 아주 니 형만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와.”
“그럴만하지 뭐 저 이제 끊어요.”
“그려 애들은 잘 있지?”
“응 잘 지내고 있어요.”
“혜선이는?”
“옆에 있어요 바꿔드려?”
“아니여 뭣하러.”
“알겠어요. 그럼 끊을게.”
“그려.”
전화를 끊고 수화기를 내려놓은 남편은 작게 한숨을 쉬자, 주인아주머니께서 조심스럽게 물어보셨다.
“왜 집안에 뭔 일 있어?”
“아니요. 나중에 정해지면 말씀드릴게요.”
“그려 그럼 힘든 일 있으면 말하고.”
“네 아주머니”
나와 남편은 아주머니에게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니 한 여자분이 마당에서 서 있었다. 그 여자분은 집을 한참 둘러보더니 우리의 시선이 느껴졌는지 고개를 우리쪽으로 돌렸다 그 여자분은 환하게 웃으며 내 손을 잡고 말하셨다.
“동서 잘 지냈어.”
“형님!!!”
“미안해 놀래키려는 건 아니었는데 대문만 열어두고 어디 갔었어.”
“아 잠시 옆집이요. 안 그래도 드릴 말씀 있었는데 들어가세요.”
“서방님, 잘 지내셨어요”
“네 형수님 일단 더우니까 들어가세요.”
“그래요.”
“시원한 것 좀 가지고 올게요.”
“물만 줘도 돼.”
“어떻게 물만 드려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형님은 대청마루에 앉아 집을 다시 천천히 둘러보셨다.
“이번 집은 조금 넓은 거 같은데요.”
“애기가 둘이니 그 좁은 집은 무리가 있어서 조금 큰 평수로 무리해서 이사했어요.”
전에 살던 집에 오셨던 형님은 우리를 보고 걱정을 많이 하셨다. 이번에는 깨끗하고 습하지 않은 곳으로 이사를 한 걸 보신 형님은 표정이 한층 밝아지셨다.
“잘하셨어요. 거기는 습하기도 해서 어머님 아버님도 서방님 이사하시길 바랬거든요.”
“안 그래도 말씀드렸더니 좋아하세요”
“아무래도 그러시겠죠.”
“형수 드릴 말씀 있어요”
“뭔데요 말씀해 보세요.”
남편은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그저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그런 남편의 모습을 본 형님이 조심스럽게 먼저 말하셨다.
“그 사람 왔었어요?”
“네….”
“애 데리고 왔었죠?”
“어떻게 아셨어요?”
“마침 어머님 아버님댁 갔는데 그 인간이 집에 왔더라구요. 그것도 나이가 저보다도 많아 보이는 여자랑 애기랑 왔더라구요.”
“그랬군요.”
형님은 이미 시댁에서 그 광경을 다 보고 오신듯했다. 형님은 차분하게 나와 남편에게 계속 말하셨다.
“네 제가 있어서 그런지 내보내시긴 하셨는데 아무래도 아들이니 신경쓰이시긴 했을 거에요.”
“형이 당분간만 같이 지냈으면 하던데 저희집에서. 형수님 생각은 어떠세요.”
“솔직히 그 사람 이 집에 있음여 제가 불편하긴 하죠. 그리고 동서도 힘들 거고.”
“아무래도 그렇죠.”
“근데 서방님 내 눈치 보지 말고 그냥 받아줘요. 우리는 뭐 밖에서 보면 되잖아요.”
“형수님 어떻게 제가 형을 받아줘요.”
“서방님이라도 형이니 받아줘요.”
“형님 너무 너그러우신 거 아니에요.”
“형이잖아. 형인데 어떻게 두 사람이 마음 편히 발 뻗고 자겠어. 우리는 가끔 밖에서 보자구. 여기 우리 집 전화번호니까 힘들거나 하면 전화하세요.”
“감사해요 형수님.”
주방에서 모든 이야기를 들은 나는 형님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밥상에 미숫가루 세 그릇과 수박을 썰어 조용히 마당으로 나가 밥상을 내려놓으며 형님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형님…”
“왜 감동 받았어?”
“그건 아니구요. 밉지 않으세요?”
“내가 서방님하고 동서 미워해야 돼?”
“그건 아니지만..”
“우리 어차피 자주 볼 거 아니야?”
“그렇기는 하죠.”
“그럼 된 거야…”
조심스럽게 미숫가루가 담긴 그릇을 형님 앞에 내려놓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거 옆집 아주머니께서 주신 미숫가루에요. 맛있어요. 드셔보세요”
“응 고마워.”
“수박도 드시구요.”
“미숫가루면 되는데.”
“어떻게 미숫가루만 드려요. 많이 드세요.”
“응 그럴게. 어머 라엘이 라준이 이리 와 같이 먹자.”
“안녕하세요.”
“그래 우리 라엘이 많이 컸네.”
“헤헤.”
“자 용돈.”
가방에서 작은 지갑을 꺼내 10만 원이라는 큰돈을 라엘이와 라준이에게 건네주셨다.
“어머 형님 너무 많아요.”
“맛있는 거 사주라고 주는 거야.”
“매번 오실 때마다 너무 많이 주세요.”
“줄 때 그냥 고맙습니다 하고 받아.”
“잘 쓸게요 형님.”
“그래 그럼 난 이만 가볼게”
형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챙겨 급히 방을 나가셨다. 아무래도 아주버님을 우리집에 들이겠다는 말을 들은 형님으로선 우리에게 섭섭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형님을 붙잡기 위해 형님을 쫓아가 말했다.
“벌써요? 저녁도 안 드시구요?”
“나도 가서 애들 밥해줘야지 나만 기다리고 있는데.”
“조심히 가세요. 나중에 초대해 주세요.”
“그래 일단 집 정리되면 초대할게.”
“네 살펴 가세요.”
“응~”
남편은 그저 미안한 마음에 아무 말 없이 형님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남편은 대문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나는 나가는 남편을 불러 세우며 말했다.
“어디가!!!”
“담배 피우러.”
“안에서 피우면 되잖아.”
“애들 있는데?”
“아…아까 주방에서도 피워놓고선.”
“하하 그렇네. 근데 일단 담배도 하나 사 올 겸 하고 나갔다 올게.”
“웅 알았어. 마트 들려서 삼겹살도 사 와.”
“알겠어.”
담배 사러 간다는 사람이 한참을 지나도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나는 무슨일이라도 생겼나
싶어 대문을 열고 대문 밖에서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주인집에서 나오는 남편의 모습을 발견했다. 남편은 연신 주인 아주머니에게 사과를 하는듯 싶었다. 한참을 아주머니와 이야기하던 남편은 조용히 집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런 남편을 나는 아무 말 없이 안아주며 말하였다.
“주인아주머니에게 무슨 말 한 거야?”
“웅. 당분간 친형이 있을건데 말씀드려야지.”
“잘했어. 그래서 뭐라셔?”
“뭘 뭐라 해. 그냥 알겠다고 그 대신 너무 오래 있지는 말아달래.”
“그렇지. 우리도 월세 내고 사는데 오래 모시고 살 수는 없지.”
“응 형한테 전화해서 내일 들어오라고 했어. 근데 난 너가 걱정돼.”
“뭐?”
“형 들어오면 힘들거야.”
“내가 그걸 몰라?”
“힘들어도 잠시만 참아줘.”
“알겠어 나한테까지 미안해 안 해도 돼.”
“고마워.”
아주버님과 하진 씨가 들어온 지 거의 1년이 지나가고 있었다.
내가 남편의 일을 도와주러 공장에서 일을 하고 늦은 시간 남편과 내가 집으로 귀가했을 때였다. 집안은 온통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고 고무대야에는 천기저귀가 꽉 찬 것뿐이 아니라 넘쳐서 여기저기 기저귀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남편과 나는 그 광경을 보고 어이없이 마당과 집안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일단은 라준이의 기저귀까지 다 써버려서 급한 대로 천기저귀를 빨기 시작했다.
내가 아무 말 없이 천기저귀를 빨고 있으니 남편은 조용히 내 손목을 붙잡고 소리를 지르며 이야기했다.
“야!!!! 나와.”
“키키키키.”
“민준 씨 방에 TV를 크게 틀어놔서 그런지 안 들리나 봐.”
“야!!!!!!!! 임민호!!!!!!”
남편은 소리를 지르며 아주버님의 이름을 부르자 그제서야 방안에서 아주버님이 밖으로 나오셨다. 방안과 마당을 들여다보던 아주버님은 대수롭지 않은 듯 이야기하셨다.
“왜?”
“왜? 왜라는 말이 나와!!!!!”
“왜 그래 또. 여기 니네 집이지 내 집 아니잖아.”
“하…그래서 지금 집을 돼지 우리 해 놓은 게 잘했다는 거야?”
“이건 제수씨가 할 일이지. 나나 하진이가 할 일은 아니잖아.”
“뭐!!!”
안 그래도 집안꼴을 보고 화가 잔뜩 난 남편은 아주버님의 태도에 기막혀 했다. 아주버님은 뻔뻔하게 남편에게 이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사실을 이야기 한건데”.
“하… 라준이 쓸 기저귀조차 없게 만든 사람이 참으로 할말이다. 그치?”
“흠….”
“나와서 치워.”
“내가 왜?”
“안 치우시겠다?”
“웅.”
남편은 방 안으로 들어가 아주버님의 짐을 다 쌓기 시작했다. 방 안에 있던 하진 씨는 당황한 표정으로 자기의 짐과 남편의 짐을 쌓고 있는걸 아무말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모든 짐을 다 정리한 남편은 짐들을 마당으로 던지며 이야기하였다.
“내가 받아주는 게 아니였어!!!!”
“뭘 우리가 어쨌다고.”
“사람이라면 염치라는걸 가지고 살아!!!!!”
“죄송해요.”
“죄송? 형이 저 모양이면 당신이라도 집을 치워야지 같이 집을 쓰레기통으로 만든 당신도 나빠!!!”
큰 목소리로 말하던 남편에게 아주버님은 뻔뻔하게 말하셨다.
“그래서 뭐 우리가 어쩌라는 건데?”
“당장 집을 치우던 나가던 해!!!!”
“야 우리 갈 곳도 없어.”
“그럼 처 치우던지!!!!!”
“흠…그건..”
“왜 그건 싫은가 보지?”
“내가 할 일 아니잖아.”
“그렇지? 그럼 나갈 명분 확실한 거지?”
“알겠다…간다 가!!”
아주버님은 짐을 주섬주섬 챙기며 자신의 아이를 안아 올리며 다시 말하셨다.
“야 치사해서 안 있는다”
“치사?? 니가 치사라는 단어를 쓸 자격이 되기는 하고?”
“알았다 나간다 나가.”
“다신 보지 말자.”
“그래 다신 보지 말자 동생이라는 새끼가 형 사정도 안 봐주고.”
“사정 봐줄 만큼 봐줬잖아!!!! 당신 빨래하지 마!!!”
내가 마당 한쪽의 수돗가에서 조용히 빨래를 하고 있는걸 본 남편은 신발도 안 신고 마당으로 뛰어와 내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체중이 40키로도 안 되는 아내를 니들이 잡일 시키라고 내가 결혼한 거 아니거든!!!!”
“민준 씨…”
“내가 할거니까 넌 아무것도 하지 마.”
“참네 여자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쯧.”
“그래서 니 마누라는 안 시키냐?!!!!”
“간다 가!!!”
아주머님은 발로 대문을 걷어차며 밖으로 나가셨다. 그리고 하진 씨 또한 아주버님의 뒤를 따라 아이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 남편은 한숨을 내쉬며 수돗가로 가 한가득 싸여있는 기저귀를 빨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 그 모습을 보던 나는 조용히 옆에 앉으며 이야기했다.
“이리 내, 내가 해.”
“됐어 내가 해.”
“지금 골내는 거 나한테 미안해서 그런거지?”
“당연한 거 아니야?”
“치…그럼 미안하다고 말하면 되지.”
“너가 봐준 것만 해도 얼마나 황송한데.”
“그래 화나긴 했지. 근데 이 많은 빨래 혼자 다 못해. 같이 해.”
“빨리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해서 세탁기도 사줄게.”
“어이구 고맙습니다.”
고무대야에 있는 모든 빨래를 다 빨아 빨래줄에 널어놓고 방안의 기저귀도 가지고 나와 다시 빨기를 반복했다 빨래를 다 한 다음 빗자루로 방안 이곳저곳 쓸어냈다.
군데군데 뭉쳐진 휴지가 발견됐다. 남편은 그 뭉쳐진 휴지를 보고 잠시 먼가 생각하더니 장롱아래에 있는 것을 찾는 걸 본 나는 남편에게 먼저 물어보았다.
“뭐 찾아?”
“어? 돈주머니 우리 돈 모으는 돈주머니.”
“…맞아 장롱 밑에 있었지?”
“응 그래서 찾고 있어 참….휴지를 장롱으로 넣는 것도 재주네…”
“그렇게 말이야….”
휴지를 다 빼내고 긴 효자손을 가져와 장롱 밑을 뒤지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무언가 쓱
하고 딸려나왔다. 장롱 밑에서 딸려 나온 것은 바로 돈주머니였다. 남편과 나는 서둘러 돈주머니를 열어보았다. 돈주머니 안에는 돈이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다행히도 장롱 아래 돈이 있는지 몰랐던 아주버님은 돈을 다행히 건들지 못했다. 나와 남편은 서로를 보며 작게 한숨 쉬듯 말했다.
“휴….다행이다…또 귀신 같이 찾아내서 가져갔을 줄 알았는데…”
“그렇게 말이야….먹고 TV 보느냐 무언가 뒤져 볼 생각을 못 한 거 같아.”
“그니까…하여간 인간이 아니야.”
우리는 작은 헤프닝이라고 생각하기로 하고 웃어 넘기기로 했다.
몇 년이 지나고 라엘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식에 참석했다. 그곳에는 많은 아이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시어머님과 시아버님 그리고 형님이 라엘이의 첫 입학식이라고 학교로 찾아오셨다. 세분을 본 나는 반갑게 인사드렸다.
“어머!! 어머님 아버님 형님!!!”
“그래 우리 손녀 입학식하는 건 내가 봐야지 않겠어? 그래서 아침 일찍 출발 한거야.”
“잘하셨어요…”
“전날에 내가 진천 내려가서 모시고 왔어.”
“어머 힘드셨죠?”
“아니야 같이 이야기 나누고 해서 괜찮았어.”
“다행이에요.”
라엘이의 입학식이 끝나고 우리 가족들은 함께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같이 보내고 웃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얼마 후 라준이는 어린이 집을 들어갔을 무렵 남편의 사업이 잘되기 시작해 작은 주택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사할 집을 보러 다니면서 좋은 집이 쉽게 구해지지 않았다. 남편은 작게 한숨 쉬며 말했다.
“여기는 별로인데…”
“그렇지?”
“응”
“나도 그래…”
“그럼 다른 곳 더 보실래요? 여기는 화장실도 안에 있어요. 주방도 그렇구요?”
“정말요?”
“네 보시겠어요?”
“네!!!”
그 집은 해가 잘 드는 집이고 우리가 마침 원하던 집이기에 서둘러 계약하고 지금보다 조금 더 넣은 방 두 개에 화장실도 같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했다. 비록 전셋집이긴 했지만 우리 네 식구는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고 남편의 약속대로 이사 후 세탁기와 전화기를 사주며 내게 말했다.
“나 약속 지켰다?”
“응. 지킬거라 믿었어.”
“진짜루?”
“응 진짜.”
아이들은 세탁기와 전화기가 생기자 신기해했다. 우리 네 식구는 한방에 다 같이 누워 이야기했다.
“애들아 우리 내년에는 여행도 가자.”
“진짜?”
“그럼 우리도 여행가야지. 너희들도 좋은곳 데려가야지 친구들 안 부럽게.”
“히히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래?”
“웅!!”
“라엘아 아빠가 약속하는 건 다 지키는 거 알지?”
“웅!! 나 아빠랑 결혼할 거야.”
“야 아빠는 엄마랑 사는데 너랑 어떻게 결혼하냐 바보야.”
“너 자꾸 누나한테 야라고 하지 마!!”
“그래 라준아 라엘이 누나라고 하는거야.”
“알겠어.”
“그래 이제 자자.”
우리 가족은 서로를 꼭 안고 잠에 들었다. 앞으로 또 다른 일들이 일어나겠지만 지금처럼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가족이 되기로 약속했다.
이사하고 얼마 안되어 우리집을 어떻게 아셨는지 아주버님께서 찾아오셨다. 그런데 몰골이 노숙하는 사람처럼 우리집 앞에 서 계셨다.
밖에서 볼일을 보고 돌아온 우리 가족들은 집 앞에 서 있는 아주버님을 보고 못 알아봤다.
남편은 조심스럽게 아주버님께 다다가 말을 했다.
“누구….세요?”
“어!!!!! 야 민준아 나야 니 형 민호!!”
“왜 찾아온 거야?”
“야 돈 좀 빌려주라 우리 돈도 없고 방 구할 돈도 없다…”
“애는 키워야 할 거 아냐.”
“내가 상관할 일 아냐 알아서 살아 나가..”
“매정한 놈…”
“그러게 같이 지낼 때 깨끗하게 집 좀 쓰지. 이제 안 받아줘. 나가.”
“치사하다!!! 간다!!!”
남편의 단호한 태도에 아주버님은 다시 진천으로 내려가셨다고 어머님께 전해드렸다.
어머님은 형이 와도 받아주지 말라고 당부하셨고 그 뒤로 아주버님의 소식을 알 수 없었다.
@@(에필로그
“엄마 우리 좀 받아주세요.”
“왜 동생한테 쫓겨났냐?”
“웅….”
“집구석 드럽게 썼냐?”
“웅.”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아주버님을 본 어머님은 단호하게 아주버님께 말하셨다.
“우리집에서도 그렇게 살 거 아는데 내가 받아줘야겠냐?”
“엄마~~~~!!”
“부르지마 임마, 니 아빠 오기 전에 나가!!”
“알겠어요.”
아주버님과 하진 씨는 시부모님집에서도 쫒겨나고 우리 집에도 오지도 못한 채 여관방을 장기간 살면서 여관비가 연체되자 여관 사장님은 아주버님 가족을 밖으로 내쫓았다.
“나가요!! 당장!!!”
“아씨 사장님…금방 드릴게요.”
“금방금방 하다가 3개월이 지났어. 더 이상은 못 봐주니까 애 데리고 나가요.”
“사장님 저희 아이도 있고… 갈 데가 없습니다.”
“어쩌라고!!!!그게 다 아저씨 업보인걸!!!! 썩 꺼져!!!”
아주버님과 하진 씨는 여관을 나와 갈 곳 없이 아이와 길바닥에서 노숙까지 했다.
하진 씨는 점점 지쳐가기 시작했고 하진 씨와 아이의 짐만 들고 일어나 말했다.
“하….더는 이렇게 못살겠어.”
“뭐?”
“이게 할 짓이야?”
“그럼 어쩌라고 아무데서도 안 받아주는데.”
“이제 점점 추워지는데 이러다 애하고 같이 얼어죽겠어.”
“…미안하다”
“우리 헤어져. 난 아이만은 지켜야겠으니까 너 혼자 살아.”
“뭐?”
“우리 어차피 혼인신고도 안 했으니까 아이는 내 호적에 올릴게. 우리 부모님도 그렇게 하라고 하셨고… 그럼 부디 건강하게 살아.”
“야!!!!!”
하진 씨는 아이를 안고 아주버님의 곁을 떠나셨다고 한다. 겨울이 되고 아주버님은 길거리 노숙을 하다 길거리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다. 다행히 수첩에 시댁 집 전화와 우리 집 전화가 적혀있는 걸 확인한 구청 직원들이 시부모님, 우리 집에 전화하시곤 아무도 시신을 받아주지 않는다 말했더니 그럼 자기들이 무연고자로 처리해 알아서 화장하겠다고 말하곤 마무리 지었다.
* 2026년 실로암점자도서관 독서문화프로그램 ‘힐링하는 글쓰기’의 참여자가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