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1920년대 후반부터 1930년대 초반은 ‘에로, 그로, 넌센스’의 절정기로, 이러한 분위기는 문단이 추구하던 예술로서의 문학, 혹은 사회주의가 추구하는 전위의 문학을 압도하였다. 이렇듯 기존의 진지하고 경직된 문학에 반기를 들며 일어선 일본의 대중 문학을 ‘이단 문학’이라 일컫기도 한다. 이 시기 이단 문학의 주 무대는 당시 일본 최대의 출판사였던 하쿠분칸(博文館)이 1920년 1월에 창간한 잡지 『신청년(新靑年)』이었다. 『신청년』은 특히 탐정 소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는데, 오구리 무시타로 또한 『신청년』 1933년 9월호에 「완전범죄」를 발표하여 데뷔한다. 그의 유명한 작품 「후광 살인사건」, 「성 알렉세이 사원의 참극」, 『흑사관 살인사건』 등은 모두 『신청년』에 발표된 것들로, 이국취미와 현학적 문체 등 오구리 무시타로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작품들이다. 국내에 번역되지는 않았지만 오구리 무시타로가 탐정 소설만큼이나 자주 썼던 소재는 ‘에스’이다. 에스는 시스터의 은어로 소녀 간의 동성연애, 소녀와 성인 여성 간의 동성연애를 의미한다. 이번에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마사코와 마키」도 오구리 무시타로의 ‘에스 탐정 소설’ 중 하나이다. 「마사코와 마키」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마사코’와 ‘마키’라는 이름을 지닌 두 여학생이 주인공이다. 마사코가 마키에게 보내는 편지로부터 시작되는 이 소설은 탐정 소설로서의 서스펜스보다는 두 사람이 주고받는 서신에서 포착되는 관계성이 훨씬 더 흥미롭게 다가오는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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