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프랭크 저토스키라는 중년 남성이 3년 만에 자신의 딸, 매기로부터 온 전화를 받으며 시작된다. 어쩌면 이대로 영영 딸과 멀어지리라는 예감까지 품었기에, 프랭크는 예상 밖의 전화를 무척이나 반가우면서도 초조한 마음으로 받는다. 매기는 자신의 결혼 소식을 알리고, 그동안의 공백만큼 많은 질문을 던지는 프랭크에게 자신이 약혼자와 함께 살고 있는 아파트에 방문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찾아간 그곳에 펼쳐진 매기의 삶은 프랭크 자신이 어렴풋이 상상해 온 딸의 미래와는 너무나 달랐다.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진 세련된 집에서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던 딸은 자신의 결혼 상대가 첨단기업 재벌의 아들, 에이든임을 밝힌다. 그러나 사랑에 푹 빠져있는 듯한 매기와 달리 에이든의 모습은 어딘가 석연치 않았다. 매사에 관심 없다는 태도, 집 안에 숨겨놓은 수상한 물건에서 프랭크는 일말의 불안을 느끼지만, 딸의 선택과 판단을 존중하고 싶기에 애써 고개를 드는 의문들을 무시하기로 한다. 그런데 별장에서 열리는 딸의 결혼 파티에 참석하러 가는 길, 프랭크는 에이든이 자신의 조카를 죽였다고 주장하는 브로디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마음 한편에 꾹꾹 눌러놓았던 불안을 다시금 매만지게 된다. 고전적인 공포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장르소설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열었던 《히든 픽처스》에서 나아가, 《블라인드 웨딩》에서 작가는 전작의 신선함과 서늘함을 유지하면서 가족의 드라마라는 소재를 스릴러의 영역으로 끌어왔다. 그리해서 딸을 구하려는 아버지, 사랑에 빠진 딸, 딸의 수상한 약혼자가 펼치는 이야기의 궤적이 상상력의 바깥으로 치솟는 경험을 한층 더 단단해진 플롯 속에서 눈 뗄 수 없는 긴박감과 함께 선보인다. 어쩌면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건 영화 〈테이큰〉이 아니고”(323p) 이 책은 그 이야기로부터 멀리 달아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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