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일본 니혼의과대학 명예교수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노무라 도시아키는 다수의 교정시설에서 20년 이상을 정신과 의사로 일하다 2020년에 니혼의과대학 의료심리학교실 교수직를 끝으로 정년 퇴임했다. 그리고 이듬해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을 펴냈다. 《교도소의 정신과 의사》는 수십 년을 교정시설에서 수많은 환자를 돌보며 쉼 없이 달려온 한 정신과 의사의 회고록이자 교도소 정신과 의사로서 마주한 범죄와 질병, 교정과 치료, 격리와 보호, 가해와 피해 그 경계에 얽힌 이야기이다. 교도소나 구치소, 소년원 등의 교정시설 수감자 중에는 정신질환으로 인해 법을 어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감시설이라는 특수한 공간이 주는 불안으로 인해 정신질환을 얻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이미 ‘몸의 구속’과 함께 ‘마음의 감옥’에 갇힌 자들이다. 그러나 법의 현실은 이들의 치료를 가로막아왔다. 극한의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섭식장애가 절도로까지 이어진 소녀, 의지할 곳 없어 좀도둑질을 반복하며 교도소와 바깥세상을 오가는 노인, 심한 정신질환으로 제대로 된 대화가 불가능해 재판조차 받지 못한 채 구치소에 계속 구금된 남성 등등 정신과 의사로서 교정시설에서 온갖 인생을 만나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로부터 격리된, 담장 너머 또 하나의 의료현장을 생생하게 증언하며 우리가 그동안 애써 외면해온 우리 사회의 그늘진 이면에 한 발짝 다가가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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