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이우림의 시집 『여자가 바다를 찾을 때는』은 서정시가 자칫 놓칠 수 있는 현실감각이 잘 내면화됐다. 시인은 일상적 시공간에서의 익숙한 사물들을 잘 다루어 시적 리얼리티를 확보한다. 이우림의 시어들은 한결같이 끊어진 뿌리로 끌린 자국을 남겨놓는다. 아리고 슬프면서 어딘지 비장한 그 궤적들을 지켜볼 때마다 고갱의 헐벗은 타히티 원주민이 떠오른다. 문명인들이 보기에 부박해보였을 그들로써 예수의 형상화까지 시도했던 고갱과 마찬가지로 분명 이우림도 빛을 갈구하는 듯하다. 바다의 이미지는 헐벗은 영혼이 궁극에 정착할 이상향의 감각을 되돌려준다. 즉 이별한 대상들이 불려와 모여드는 장소로 바다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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