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소개 글, 서평〉
시조사랑시인선 14권. 시조의 전통적 형식을 벗어난 파격을 시도하는 것이 마치 현대시조의 발전이라고 착각하는 세태 속에서도, 진길자 시인은 시조의 전통적 기본 형식과 율격을 살리기에 진력한다. 그의 시조에 구사된 말하기 방식은 직설적 화법에 비유와 의사 진술을 곁들였다. 들려주기와 보여주기 화법을 통하여 ‘소통 지연’의 강도를 조율한다. 진 시인의 시조는 자연 서정미의 표출에 친근하다. 우리 고전 시가의 전통 정서를 창조적, 개성적으로 표출한다. 또한, 진길자 시인의 심미적 감수성은 자연 서정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전전반측, 초려의 상황까지도 녹여 은은한 비애미로 내면화하는 낙관적 시조 미학의 고수다. 그의 삶에 대한 인식과 사회의식도 자연 서정의 경우와 같이 긍정적이고 밝다. 결성의 구석을 충만의 기쁨으로 채우는 그의 낙관적 비전은 불변의 표상으로 빛난다. 자신의 삶과 존재에 대한 관점 역시 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시조집의 표제가 된 「모래의 여정」에 보듯이, 그의 존재성은 풍화된 인생, 인고의 과정을 통하여 도달하게 될 별빛 같은 성자상으로 표상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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