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소개 글, 서평〉
김남호 시인의 〈두근거리는 북쪽〉은 풍자나 알레고리적 특징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단순한 수사적 비유 이상의 ‘사실적 묘사’로 읽힌다. 그 까닭은 시인의 통찰이나 관점이 내장하고 있는 비장함에서 비롯된다. 지나치게 무겁고 진지하다고 여겨질 만큼 그의 시적 풍자는 가벼운 ‘위트’를 담고 있지 않다. 풍자에서 ‘웃음’을 제거하고 나면 남는 것은 오히려 ‘비애’이다. 구슬프고, 처량한, 비애를 말하는 풍자란 기본적으로 자기 연민과 가책, 후회를 통해서 세계의 부조리를 폭로하는 측면을 지닌다. 그의 이번 시집에서 부조리한 삶과 그 삶을 살아 나가는 존재의 구도는 ‘숙명적인 인내와 비장함’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그런 인내와 비장함조차도 그저 부조리한 것이기에 영원히 멈춰지지 않는 걸레질처럼 끝없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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