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소개 글, 서평>
김승강의 시는 현실을 더욱더 현실답게 묘사함으로써 극사실주의를 관통하여 환상성을 가진다. 시적 묘사는 마치 천연스럽고 일상적이고 평이한 드라마이다. 이러한 평이함을 전개하면서도 극사실까지 뛰어넘어 환상성을 환기하는 건, 머리칼에 구멍을 만들 듯이 예리한 섬세함과 형언하기 어려운 미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묘사의 매력이다. 김승강은 시인의 말에서도 진술했지만, 타자로 밥을 먹는 현실에 대한 부채의식으로 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나면 먼 여행을 가듯이, 이 시집은 타자에게서 멀리 떨어져 대상에 대한 감정을 절제하고 바라보면서 극사실로 밀고 나가는 시편들이다. 그 감정의 부스러기를 덜어낸 밀도는 과히 환성성을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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