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소개 글, 서평〉
시를 비롯하여 산문, 동화 등 다방면의 언어로 삶 속에서 그을려 가는 진실을 노래해 온 시인 조은의 산문집. 등단 40주년을 앞둔 시인은 2013년에 출간한 산문집 <또또>로 ‘전숙희문학상’을 수상하며 정신분열증을 앓는 반려견 ‘또또’와 함께 살아낸 이야기를 인상 깊게 건넨 바 있다.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존재에 대해 따뜻한 시선과 깨달음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해 물음을 던졌던 시인이 이번 산문집에서는 서울 사직동이라는 자신의 터전에서 일어나는 길고양이와의 생존, 그 생존을 위한 투쟁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묘연(猫緣)’으로 뒤엉킨 사직동의 길목을 거닐며, 떠돌던 수십 마리의 고양이를 구조하고 입양 보낸 바 있는 시인은, 현재 여섯 마리의 고양이를 돌보며 지내고 있다. 그가 지내고 있는 사직동은 인근 재개발과 이름만 들어도 호화스러운 아파트가 거대하게 들어서면서 점점 오갈 곳 없이 터전을 잃어가는 고양이들의 마지막 벼랑과도 같은 곳이 되었다. “고양이들에게 모델비로 닭가슴살 반쪽도 던져주지 않으면서 온갖 각도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앵글을 피해” 고양이 밥 주는 일에 앞장서는 시인은, 거리에서 만난 고양이를 비롯해 고양이로 얽힌 이웃들 간의 선한 인연과 악연에 대해, 피할 수 없이 부딪쳐야만 했던 지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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