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소개 글, 서평〉
2022년 문윤성 SF문학상 중단편 부문에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난 건에 대하여〉로 가작을 수상하며 “제목을 접한 순간부터 느낀 즐거운 당황함을 끝까지 배반하지 않았다”(민규동 영화감독)는 평을 받았던 이경의 첫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신생아 육아에 지친 젊은 부부가 말동무 기능이 있는 인공지능 젖병소독기의 홀로그램과 만나 겪는 해프닝을 담아낸 이경의 데뷔작은 유쾌함과 완성도 면에서 큰 호평을 받았고, “맞춤형 대화를 통한 돌봄 노동자에 대한 일종의 기계화된 상호 돌봄을 상상한다”는 면에서 문학평론가 안서현의 논문 〈여성 SF가 사유하는 돌봄의 익숙한 미래〉을 통해 분석되기도 하였다. 서울대 국문과에서 현대소설을 공부하고 신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작가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구와 강의, 논문 집필 등으로 커리어를 이어오던 중, 출산과 육아로 공백이 생긴 틈을 타 오래 바라왔던 소설 창작을 시작하였다. 첫 응모에서 바로 데뷔에 이른 그는 본인의 논문에서도 주목해온 바 있는 비트겐슈타인의 ‘가족 유사성’ 개념에 착안하여 “인간의 본질이라는 것도 근본적으로 상상의 산물”이라는 전제 아래서 인간과 다르지만 닮은 존재인 ‘인공지능’을 거울삼아 ‘인간성은 무엇인가’에 관해 질문을 이어간다. 진지한 주제를 다루지만 특유의 코믹한 상황과 친근한 인물들로 “유머와 희망 한 스푼을 담은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비-인간 주체를 향한 따뜻한 시선”(문학평론가 임정균)이 돋보이는 여섯 편의 소설이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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