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이영신의 시세계는 넓고도 깊다. 「원효, 꾸중을 듣다」와 「자화상」을 읽은 독자들은 죽음과 삶을 그리고 불교에서 발원하는 한국 또는 동양을 천착할 수 있을 테다. 「두자미杜子美, 꽃 천지」는 자연과 인간을 아우르면서 중국 또는 동양을 형상화하였다. 이영신의 시는 한국적인 또는 동양적인 세계에만 집중하지는 않는다. 「카사블랑카 커피」, 「사이프러스 나무」, 「빈센트의 일기」 등은 서구적인 세계의 주요 스토리를 관통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독자들은 또한 「셰어하우스」와 「적막강산」을 읽으며 ‘나’와 ‘우리’와 ‘사회’가 확산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어떤 가능성을 발견하였다. 「내 안의 북망산 길」에서 이영신은 “포근한 가슴” 또는 “포근한 품” 같은 죽음의 길을 희망하였다. 이것은 마치 영국 시인 존 밀턴의 언급 곧 “죽음은 영원의 궁전을 여는 황금 열쇠이다.(Death is the golden key that opens the palace of eternity.)”를 연상시킨다. 시인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삶의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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